“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소통해요. 하지만 그게 늘 나쁜 일만은 아녜요.”
스물 세 살 사쿠라 브랜디의 이야기다. 그는 자신이 자폐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(ADHD)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. 물론 이게 사쿠라를 정의하는 요소 전부는 아니다.
일본-이탈리아 혼혈, 로마에서 공부했으며 심리학 석사학위 두 개를 딴 다중언어 구사 가능자, 영국 에딘버러에 사는 대학 졸업생. 사쿠라의 정체성은 다양하다.
영국 은행 네트웨스트(NatWest)에 수습 직원으로 채용되기 전 사쿠라는 자폐증 환자들과 함께 일했다. 그는 최근에서야 자신이 이들과 비슷한 증상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. 그리고 여전히 이런 증상들이 뭘 의미하는지에 대해 익숙해져 가는 중이다.
“제 증상은 창의력을 높여주고, 보통의 방식과는 다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. 큰 장점이죠.”
자폐증과 관련 증상을 널리 알리고 있는 사람들은 ‘뉴로 다이버전트(neuro-divergent)’로 통칭되는 이런 이들이 열 명 중 한 명꼴이라고 주장한다. 뉴로 다이버전트의 증상엔 자폐 외에도 난독증과 행동부전장애 등도 포함된다.
자선단체 ‘자폐를 이해하는 스코틀랜드(Autism Understanding Scotland, AUS)’는 뉴로 다이버전트의 비율을 전체의 15~25% 정도로 추산하기도 한다.
(…)
빡빡한 노동 시장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‘태도의 전환’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. 그러나 뉴로 다이버전트 직원들이 제대로 관리를 받았을 때 이들이 발휘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고려하면 생각의 전환은 더더욱 필요하다.
스코틀랜드 금융협회(SFE)는 3년 뒤쯤이면 관련 업계에 5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. 스코틀랜드 금융협회는 최근 업계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다양한 경력을 개발할 수 있게끔 하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. 협회 로고에서 수학 관련 상징을 빼면서, 고정관념에 도전한다는 뜻도 시사했다.
출처: BBC 뉴스 코리아